오늘은 동네친구 주한이와 함께 집에서 40-50분 거리에 있는 오클랜드 동물원을 가기로 했다.
우리 보다 가족도 크고, 차도 큰 주한이네가 차를 가져 간다기에 – 그리고 동네친구 주한이와 아빠만 같이 가서, 빈 카시트도 하나 난다기에 – 우린 자연스레 얻어타고 가게 됐다.
마침, 개비 정도 동네친구 주한이도 지난 밤에 늦게 자고 하필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40분 차를 타고 도착한 동물원에서는 다소 짜증스럽고 시큰둥 했지만, 첫 동물(한 백 년은 산 것 같은 거북이)을 보는 순간 둘 다 급 에너지 충전!
그 간 수 많은 시간 캐리가 동물원 가는 모습을 보며 동물원 행동수칙을 파악하기라도 한 건지, 금새 지도를 뺏어 들고서는 길 안내를 하겠다고 나서는 개비 정.
오클랜드 동물원은, 지금껏 가봤던 다른 동물원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동물들의 복지를 위해 힘쓴 흔적이 역력했다. 정말 야생과도 같이 꾸며진 넓고 광활한 생활 공간, 관람객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충분한 은둔처. 그래서, 마음이 따듯하고 여유로워지면서도 … 결과적으로는 동물들을 그닥 쉽게 볼 수 없었다는게 함정.
그렇지만, 큰 동물관찰 욕심 없는 개비 정과 동네친구 주한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놀았다.
한참을 잘 놀던 개비 정, 염소나 양과 같은 다소 순한 동물들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관 쪽에 가서는, 잔뜩 쫄아가지고 얼른 밥이나 먹으러 가잔다. (반면, 평소에 다소 조용하고 쑥스러움 많던 동네친구 주한이는, 급 신나서 열심히 만지러 다님)
뭔가 동물의 안위를 존중하는 홀푸드스러운 분위기에 걸맞게, 이 곳에서 제공하는 점심 옵션도 적잖이 건강한 냄새가 났다. 메뉴는, 푸짐하지만 건강한 맛이 역력한 치킨 샐러드 샌드위치,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스머커즈 PB&J와 호라이즌 우유 세트 뿐 … 내가 기대했던 코스트코식 “대충 구웠지만 짠맛이 일품인 피자”와 개비 정이 내심 탐했던 싸구려 햄버거 따윈 찾을 수 없었다.
감사하게도, 동네친구 주한이 엄마가 개비 정 몫까지 블루베리 머핀을 또 챙겨주셔서, 배부르게 잘 먹을 수 있었다.
다행히, 오후에는 — 밥 먹고 기분들이 좋아졌는지 — 다양한 동물 친구들(기린, 사자, 코끼리, 낙타, 호랑이, 얼룩말)이 생활 공간에서 가까이까지 나와줘서, 제법 보람찬 관람이 가능했다!
아무리 즐겁고 신난다지만, 약 다섯 시간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논게 무리가 안되진 않았는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 개비 정. 그래도, 동물원 한 바퀴를 돌며 구경 할 수 있는 기차 놀이기구가 있어서, 그것만 타고 귀가하기로 했다.
기차에서 내려서는,
개비 정: 이제 동물 친구들 보러 가자
아빠: 아까 많이 봤잖아. 이제 집에 가자.
개비 정: 아니야아~~~ 안 많이 봤는데에~~~
아빠: …
난 솔직히, 요즘은 이렇게 우겨대는 개비 정에게 뭐라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은 확실히, 조금이라도 더 귀가가 늦어지면 개비 정이 대판 ㅈㄹ 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열심히 설득해서, 동네친구 주한이 아빠가 몰아주시는 빵빵타고 편하게 귀가했다.
이렇게, 동네친구 주한이(와 아빠) 덕에 편하고 신나게 동물원 구경 간 날도 무사히, 끝.
요약
이동거리: 약 89.4 마일 (144 km)
- 집 – 동물원: 44.7 마일
- 동물원 – 집: 44.7 마일
경비: $58.30
- 입장료 + 놀이기구: $30
- 주차: $10
- 점심: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