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로뎅 박물관

이번주 목적지는 캠퍼스 입구 근처에 있는 로뎅 박물관(본명은 좀 더 길고 복잡하지만, 로뎅 작품이 주로 전시되어 있어서 난 그냥 로뎅 박물관이라 부르기로 함)! 블로그에 이름/뒷모습만 몇 번 등장한 동네/학교 친구 주한이도 함께 가서 더욱 신남.

집에서 약 20분 걸어사 가면, 학교 정문을 향해 들어오는 큰 길목 옆으로, 제법 그럴싸한 박물(미술?)관이 있는데, 전 세계 7점 있는 로뎅의 “지옥의 문” 중 다섯 번째를 포함해서, 각종 로뎅 작품들이 전시 되어있어서, 흔히(?) “로뎅 박물관”이라 불린다. 흥미롭게도, 일곱번째 지옥의 문은 서울에 있다고 한다.

지옥의 문 앞에서

지옥의 문 앞에서

개비 정은 DAM 이후로, 친구와 함께 야외로 나들이 나온건 또 처음이라 신이 난건지, 온갖 있는 끼 없는 끼를 부리며 잘난 척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평소에 안하던 — 혹은 친구가 없어서 못하던? — ring around the rosie 놀이를 하는가 하면, 겁 많아서 땅에서 발도 못 떼던 애가 갑자기 점프도 하고 구조물 기어 올라가기까지 …

친구와 함께 노는게 무척 신난 개비 정

친구와 함께 노는게 무척 신난 개비 정

박물관 옆, 비교적 새로 생긴 도서관 건물 테라스가 놀기 좋다는 주한이 아빠 말 듣고, 테라스를 올라가려는데, 급발동한 잘난척의 일환인지, 개비 정은 총 75개가 되는 계단을 혼자 올라가야겠다고 고집부림. 결과적으로, 혼자 올라 가긴 갔는데 … 계단 다섯 개 남겨 놓고는 다리에 힘이 다 풀려서, 손잡이를 잡은 팔 힘으로 겨우겨우 쓰러지지 않고 올라감. 존나 열심히 사는 개비 정.

계단 75개 오르고 도착한 테라스

계단 75개 오르고 도착한 테라스

주한이 아빠 말대로, 테라스는 넓고 조용하고, 경치도 좋았다. 더불어 마침 구름도 적당하게 껴 줘서, 너무 덥지 않게 놀 수 있었다.

테라스에서 내려다 본 마당

테라스에서 내려다 본 마당

테라스에서 놀기

테라스에서 놀기

한 30분 놀더니, 개비 정은 배고프다고 해서, 이번주에도 집에서 싸온 주먹밥, 치즈 스틱, 그리고 애플 소스를 주한이와 나눠 먹었다. 주한이는 엄마가 만들어 주신 블루베리 빵1을 나눠 줌.

점심 나눠 먹기

점심 나눠 먹기

점심을 먹고서는 테라스에서 내려와서 둘이서 한참을 따로 놀았다.

피팅에 실패한 피팅 모델

피팅에 실패한 피팅 모델

주한이는 저~~~ 멀리 있는데, 개비 정은 여전히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개비 정: 주한아~~ 이 것 좀 봐~~

… 하며, 할 줄 아는 묘기란 묘기는 다 부린듯 하다.

따로, 또 같이

따로, 또 같이

한참 동안은 또 주변에 나타난 벌레/개미 관찰에 푹 빠진 개비 정. 원래 캐퍼스 주변이 숲이 많아서, 봄이 되면 이런저런 벌레들이 제법 있긴 한데,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평소 보다도 더 많다. 특히나, 예전엔 없었던 모기들이 올해는 등장해서!!!

개미 기차놀이 구경 중

개미 기차놀이 구경 중

개비 정이랑 독특하게 기차 놀이하며 돌아 다니는 개미 두 마리를 관찰 하다가, 옆에 갑자기 콩 벌레가 나타났는데, 내가 벌레 콩으로 변신하는거 보여주겠다고 나뭇가지로 툭툭 치다가, 나도 모르게 콩 벌레를 어디론가 날려벼렸다. 그 바람에, “동그란거 벌레” 찾아내라고 개비 정한테 한참 혼났다는 …

그렇게 한참을 박물관 주변과 마당에서 놀다가, 집에 갈 시간이 다 되서야 잠깐 박물관에 들어감. 개비 정은 들어가자마자, 커다랗게 걸린 유화를 보더니, 프로즌에서 안나가 “First time in forever”를 부르며 그림 사이를 뛰노는 장면이 떠올랐던 모양이다.

개비 정: 퍼스따임인포에벌!!!!

… 하며, 유화를 향해 달려 드는데, 너무 웃겨서 동영상 찍고 있는 사이, 손으로 그림들을 마구 만지고 있는거;;; 나도 당황해서 급 버럭했더니, 한참 기죽어 있다가, 결국에는 박물관 한복판에서 울음이 펑 터져버림. 하지만 분명히, 나한테 혼난 것 보다는 하루 종일 무리 하면서(계단 75개?!) 뛰어 다녔던게 큰 몫을 했으리라 …

만지면 안되는 거 만졌다가 혼난, 그래도 생각 하는 상 앞에서는 셀피 찍은 개비 정

만지면 안되는 거 만졌다가 혼난, 그래도 생각 하는 상 앞에서는 셀피 찍은 개비 정

그래도, 다행히 울음은 금방 그치고, 나름 재밌게 박물관 전시물 구경도 한참 하다가 집에 왔다. 주한이도 신나게 놀았던지, 집으로 걸어오는 20분 내내, 유모차 겸 자전거에 앉아서 꾸벅꾸벅(정말, 고딩 수업시간에 졸듯) 졸면서 겨우겨우 집에 왔다는 …

이렇게, 동네 친구와 함께한 동네 나들이도 무사히, 끝.

요약

이동거리: 약 2.2 마일 (3.5 km)

  • 집 – 박물관: 1.1 마일
  • 박물관 – 집: 1.1 마일

경비: $0


  1. 언젠가 학교에서 주한이가 도시락으로, 엄마가 만들어준 블루베리 머핀을 가져왔는데, 개비 정이 한 점 얻어 먹었더랬다. 그리고서 염치 없이 더 달라는 개비 정에게, 주한이 엄마는 “다음에 주겠다”고 했는데, 그 말을 마음 속 깊이 세겨 두었다가 바로 다음날 주한이 아빠 만나자마자 “머핀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했다는 설이 전해지는데 … 어찌나 민망한지. 그 사건이 있은 뒤로, 주한이 부모님께서는 감사하게도 개비 정 블루베리 머핀/빵을 때때로 챙겨 주신다. 어디 가서 쉽사리 굶어 죽지는 않겠어서 다행이다만, 적잖이 창피한건 나도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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