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샌프란 나들이

최근 한국 입점(?)해서 그렇게 인기많다는 샌프란시스코 타르틴. 여기 5년 가까이 살면서 한 번도 안 가봤는데, 바로 옆에 있는 돌로레스 공원도 놀러 갈 겸, 이번주는 타르틴에서의 점심으로 시작한 샌프란 나들이를 다녀 왔다.

원래, 제대로 된 점심(샌드위치 등)을 먹을 생각으로 갔었는데, 막상 가서 보니, 타르트랑 에끌레어가 너무 매력적으로 생겨서, 개비 정과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와 나는 셋이 타르트 세 개, 에끌레어 한 개, 레몬 티 빵 한 조각으로 점심을 대신 하기로 …

타르틴은 … 예상대로 (한국만큼은 아니겠지만) 제법 많이 기다리고, 가격도 많이 비쌌다(저렇게 빵 몇 조각에 $40 이상 …). 그치만, 명성만큼이나 맛있었다는. 특히 바나나 크림 타르트는 처음 먹어보는 환상적인 맛!

정신 없이 먹고 당분에 취해 우린 한 블럭 떨어진 돌로레스 공원으로 향함.

공원에서 광합성

공원에서 광합성

원래 주말에 늘 사람 많기로 유명한 곳인데, 그 간 계속 춥고 날씨가 안 좋아서였는지, 생각보다 여유로웠다. 개 들이 자유롭게 전력 질주하며 뛰어 노는 모습을 처음 본 개비 정은 걱정이 됐는지,

개비 정: (최대한 아줌마롭게) 어우~ 저렇게 빨리 뛰다가, 엄마 잃어버리면 속상해서 어떡해?

윙크 마스터

윙크 마스터

요즘 부쩍 사진 찍히는 데에 맛을 들인 개비 정. 온갖 포즈를 알아서 취함은 물론, 이제는 나름 원하는 장면을 연출(?)하기 시작.

개비 정: 아빠, 다리를 이렇게 [개비 정] 처럼 벌려봐

개비 정: 무릎도 이렇게 나 처럼 밑으로(역: 굽히라는 말이었음)

개비 정: 이빨 보이게. 이렇게 웃어봐.

개비 정이 하라는 대로 해봤어요 …

개비 정이 하라는 대로 해봤어요 …

그렇다고, 애가 뭐 사진을 잘 찍거나 포토제닉하다거나 하진 않고;;; 어색하기 짝이 없어서 문제지만 … 관심과 의욕은 넘치는 …

개비 정이 제일 좋아하는 하트

개비 정이 제일 좋아하는 하트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날씨가 너무 아까워서, 우리는 차를 타고 10분 정도 떨어진 샌프란시스코 수목원으로 2차 고고씽

샌프란시스코 수목원

샌프란시스코 수목원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목련을 가장 다양하고 많이 갖추었다는 샌프란시스코 수목원 … 에서도 폼 잡느라 정신 없는 개비 정

다양한 포즈 연습 중 (맹세컨데, 시키지 않았음;;;)

다양한 포즈 연습 중 (맹세컨데, 시키지 않았음;;;)

온갖 꽃과 허브(?)들이 한창이어서인지, 수목원은 상쾌한 꽃 향기가 가득.

처음에는 돌로레스 공원 놀이터를 뒤로 한 채 나온게 못마땅해서인지 좀 시큰둥하던 개비 정도, 꽃 냄새 좀 맡고, 햇 볓 좀 쬐더니, 신나갖고서는

개비 정: 엄마! 아빠! 지도 줘봐. 지도. 음 … 뭐 보러 갈까? 응? 라벤더? [개비 정]이 라벤더 찾아줄까? 우리 라벤더 보러 가자. 그래. 그게 좋겠어.

개비 정: 잘못하면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고, 그러면 슬퍼지니까, [개비 정] 잘 보고 따라와. 알았지?

지도 보는척 하면서 탐험 중

지도 보는척 하면서 탐험 중

근데, 지난 밤에 아빠 친구들과 함께 늦게까지 밖에서 저녁 먹고, 아침에는 교회 간다고 일찍 일어나서, 예배 마치고 바로 샌프란 오느라 낮잠도 안 잔 개비 정은, 점심 때 온갖 단 빵만 먹어서 당분에 취하기까지 해서, 걷잡을 수 없는 각성 상태에 돌입 … 피곤하면, 입부터 오버클럭 들어가는 우리 사랑스러운 개비 정 … 수목원에 잠깐 앉아서 쉬어 가라고 비치 된 나무 의자(?) 위를 방방 뛰어 다니면서,

개비 정: 엄마!!! 아빠!!! [개비 정] 뛰는거 봤어?

개비 정: 아빠도 하고 싶어? 이건 어려워서 아빠는 못해.

개비 정: 엄마와 아빠는~ [개비 정]한테 쫌 연습하면 할 수 있어

아빠: (하루 종일 걷고 너무 피곤해서 잠깐만 앉아서 쉬 … )

개비 정: 아빠 일어나봐. 와서 [개비 정]처럼 뛰어야지. 이~렇게 하면 되.

좀 조용하게 … 쉬고 … 싶다 …

좀 조용하게 … 쉬고 … 싶다 …

도무지 안 될 것 같아서, 끊임 없이 떠드는 개비 정 괜히 엄하게 혼내1면서 근처 해물 레스토랑으로 저녁 먹으러 감. 배가 적잖이 고팠는지, 개비 정은 웨이터가 테이블에 롤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맨 손으로 재빨리 하나 집어 가더니 우걱우걱 먹기 시작해서, 혼자 롤 한 판을 거의 다 해치움;;;

광적으로 롤 먹는 개비 정

광적으로 롤 먹는 개비 정

개비 정은 그렇게 저녁을 금방 먹어 치우고서, 갑자기 카메라를 집어 들더니 사진찍기에 돌입.

개비 정: 엄마, 아빠를 이렇게 안아줘봐. 뒤에서. 이~~렇게.

식당을 나와서도 카메라를 목에 두르고 이것저것 사진을 찍다가, 어느 마술용품 가게 앞에 있는 포토존(?)에서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와 나를 찍어주다가, 갑자기 지도 찍고 싶어졌는지

개비 정: 음 … 이제 엄마가 찍고, [개비 정]이랑 아빠랑 한 번 찍어볼까?

개비 정: [개비 정]이 토끼 할게. 아빠가 좀 들어줘야겠다. [개비 정]은 아직 좀 작으니까.

웃고있지만, 난 팔 하나로 개비 정 공중 부양 시키는 중 … ㅆㅂ

웃고있지만, 난 팔 하나로 개비 정 공중 부양 시키는 중 … ㅆㅂ

그렇게 9번가를 따라 올라 가다가, 우린 샌프란시스코 수제 아이스크림 집에서 다섯 가지 맛을 한 번에 먹어 볼 수 있는 플라이트로 이미 부른 배를 괜히 더 채우고 집으로 향함.

검은깨, (진짜) 민트, 귤, 타히티 바닐라, (다크) 초코 아이스크림

검은깨, (진짜) 민트, 귤, 타히티 바닐라, (다크) 초코 아이스크림

이렇게, 샌프란에서 기 빠지게 논 날도 무사히, 끝.

보너스: 개비 정 샌프란 사진 전

요즘 사진 찍고 찍히는 데에 푹 빠진 개비 정. 아래는 오늘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때로는 포즈까지 직접 연출하며 찍은 사진 모음. (사진 누르면 여러 장을 넘겨 볼 수 있음.)


  1. 무슨 이유로든지 한 번 엄한 목소리를 내면, 개비 정은 금방 삐져갖고 한 2~3분간 생각에 잠기면서 조용해짐. 그래서, 이러면 안되지만 … 너무 끝 없이 떠들어서 귀와 머리가 아플 때면, 가끔 별거 아닌 일로도 괜히 트집 잡아서 혼을 내게 된다 … 삐져서라도 좀 조용히 있으라고 …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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