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길로이 가든

이번주 월요일부터 약 3주간, 한국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놀러오셨다. 할아버지는 토요일 오전에 LA로 떠나셔서, 할머니 할아버지랑 넷이서 오전에 공항 갔다가, 그 길로 바로 집에서 남쪽으로 50분 정도 떨어진 어린이 놀이 공원, 길로이 가든에 할머니와 함께 놀러 갔다!

안타깝게도, 지난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난 개비 정은, 하루 종일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심지어, 할아버지 공항에 모셔다 드리고 도착해보니, 문 열기 30분 전이라, 뜨거운 태양 아래 줄 서서 입장을 기다리기 까지 했으니 …

입장을 기다리는 예민한 개비 정

입장을 기다리는 예민한 개비 정

들어 가자마자, 배고프다며 징징 거리는 개비 정. 다행히, 할머니가 한국에서 가져 오신 (건강한) 감자깡/새우깡을 바리바리 챙겨 오셔서, 벤치에 앉아 과자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

입장 하자마자 벤치에 앉아 과자 먹기

입장 하자마자 벤치에 앉아 과자 먹기

사실, 나도 아침에 급하게 나오느라 뭘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가서 이것 저것 사 먹지’하는 생각으로 달려왔는데 … 아뿔싸. 먹는건 다 12시는 되어야 문을 연댄다;;;

배고파 죽어가는 부녀

배고파 죽어가는 부녀

배도 고프고 졸리기도 해서 잔뜩 짜증이 난 개비 정은, 놀이 기구는 하나도 안 타고 그저 유모차에만 앉아 있겠다고 해서, 그냥 셋이서 놀이 공원 한 바퀴 산책. 그러다, 놀이 공원 한 쪽에 있는 어린이 워터파크를 지날 때 개비 정 눈이 반짝반짝 하며

개비 정: 수영할꺼야? 수영할꺼야.

물론, 이럴줄 알고 수영복 챙겨온 나는 A급 아빠ㅡㅡb1 그런데, ㅆㅂ, 수영장 입장은 또 11시 부터라는거 …

수영장 대신 폭포라도 …

수영장 대신 폭포라도 …

대충 상황 파악한 개비 정, 그저 귀찮고 실망한 낯 빛으로 유모차에 있다가, 지나던 길 가에 있는 공룡 대리석 동상을 보더니 화들짝

개비 정: 트라이쎄라탑스! 아빠, 올려줘. 내가 언니니까, 난 운전할게. 아빠는 뒤에 타, 아라찌?

ROAAAAAAR ~

ROAAAAAAR ~

쓸데 없는거에 꽂혀서 놀기의 달인, ‘뒷목’ 개비정 선생께서는 (근처에 사람 한 명 없는 수많은 놀이기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10분 가량 대리석 공룡 위에서 운전 놀이만 했다. 겨우 꼬셔서 다시 갈길을 가다보니, 식당은 아직 문을 안 열었지만, 간식 가판대들이 하나 둘 씩 문을 열기 시작! 가장 가까운 가판대에서 파는 츄러스 두 개를 사갖고 눌러 앉았다.

시키지도 않은 "슬픈얼굴"

시키지도 않은 "슬픈얼굴"

츄러스로 배를 좀 채우니, 나도 기운이 나서 지도를 살펴 보는데, 코너만 돌면 놀이터가 있는거.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셔서 놀이터에서 노는 개비 정 보고 칭찬 몇 번 해주셨더니, 또 흥분해서 요즘 놀이터를 그렇게 좋아하는 개비 정. 풀어 놓고 할머니랑 앉아서 좀 쉴 생각에 놀이터로 직행 했는데 …

베이비 미끄럼틀

베이비 미끄럼틀

내 마음을 알았는지, 손을 꼬옥 잡고서 놔주질 않는거;;; 쉬러 간 놀이터에서 더 기운만 빼고 놀았다.

어쨋든, 놀다보니, 12시가 되어, 얼른 가장 가까운 식당을 찾아가서, 딱 놀이 공원 식당에서 나와야할 것만 같은 피자, 파스타, 샐러드로 배를 채웠다. 마침 우리가 간 식당이 워터파크 바로 옆이라, 식당에서 나오자마자 워터파크로 직행!

이번주도 등장한 "뉴" 엘사 수영복

이번주도 등장한 "뉴" 엘사 수영복

그 동안 몇 번, 수영장 갔을 때마다, 간단한 어린이용 미끄럼틀이 있어서 개비 정 타보라고 권유하면 그렇게 정색을 하며 안 탔었는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갑자기 언니/오빠들이 줄 서서 타고 있는 물 미끄럼틀을 꼭 타야겠다는거;;; 그래서, 가서 줄 서 보랬더니, 혼자 5분 가량 줄을 서서 끝까지 갔는데, 키 제한에 못 미친 개비 정!

그런데, 안전 요원 언니가 이 상황을 어찌할까 고민하는 사이, 간단하게 미끄럼틀 타고 내려와 버림 … ;;;;;

키 제한 따위 …

키 제한 따위 …

해가 너무 뜨거워서, 개비 정 꼬셔서 구슬 아이스크림 사 먹는데, 마침 새로 나온 맛(브라우니 반죽)이 있어서 신나서 먹어봄. (걍 초코맛 같았음.)

신상, 브라우니 반죽맛 구슬 아이스크림

신상, 브라우니 반죽맛 구슬 아이스크림

이젠 놀이 공원에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돌아 다니기엔 해가 너무 뜨거워서, 근처에 15분쯤 떨어진 아웃렛에 쇼핑을 하러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개비 정을 어떻게 꼬실까 고민 하며

아빠: 우리 아이스크림 다 먹고 수영할까, 아님 쇼핑 갈까?

물어 보는데,

개비 정: 쇼핑. 수영 올던(역: 다했다).

쉐끼, 역시 내 딸.

근데, 아웃렛을 향해 10분쯤 갔을까, 왠지 차에서 잠들 것 같아서, 그리고 잠들면 아주 곤란할 것 같아서

아빠: [개비 정], 자면 안되, 알았지?

… 하며 뒤 돌아 보는데 …

망함의 기운

망함의 기운

어쨋든, 계획대로 아웃렛까지 가서, 유모차로 옮겨 10초 정도 더 자다가, 할머니와 함께 이리저리 구경 다녔다.

아웃렛에서 쇼핑 놀이

아웃렛에서 쇼핑 놀이

아쉽게도, 아웃렛에 딱히 맘에 드는 것도 없고, 날이 계속 뜨거워서, 오래 있지는 못하고, 간단하게 간식만 먹고 바로 집으로 출발했다.

이렇게, 피곤에 쩔어 짜증내면서 할 건 다 하고 논 날도 무사히, 끝.

요약

이동거리: 약 104 마일 (167.3 km)

  • 집 – 길로이가든(왕복): 104 마일

경비: $248.77

  • 입장료(프리미엄 맴버1, 어린이 맴버1, 성인 입장1): $184
  • 츄러스2개: $7.62
  • 점심: $30.75
  • 구슬아이스크림: $8.72
  • 아웃렛 간식: $17.68

  1. 사실, 귀찮아서 안 챙겨 가겠다고 우기던 걸(“지난주에도 수영장 갔는데, 무슨 또 수영이야?”), 억지로 챙겨서 보낸건 역시나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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