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는 교회 케빈 삼촌과 지은 이모랑 함께 점심 먹을 겸, 아침 발레 마치고 일찍부터 샌프란 예술의 궁전 나들이를 다녀왔다.
생각보다 차도 많이 안 막히는 바람에, 애매한 시간에 도착한 우리는 우선 배를 좀 채울 겸 동네 유명 빵집 중 하나인 비 파티셰로 직행1.

비 파티셰
예전에 다녀온 타르틴이랑은 또 다른 매력의 비 파티셰. (일단, 타르틴보다 줄이 짧았다는;;;)
짧고 굵게 (그리고 맛있게) 배를 간단히 채우고, 케빈 삼촌 만나기로 한 시간까지 조금 여유가 있어서, 만나기로 한 식당 근처, 도시 북쪽 끝—금문교 바로 아래쪽—에 있는 예술의 궁전(Palace of Fine Arts)으로 산책 겸 향했다.

훌절™엄이 인터넷으로 사전 조사해 본 바로는, 건물이 좀 이쁘고, 산책하기 좋다고 해서 가 본 예술의 궁전. 막상 도착해서 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웅장하고, 커다란 호수까지 끼고 있어서, 궁전/큰 호수/물가라면 환장하고 좋아하는 개비 정과 함께, 셋 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뛰놀며 빵 소화 다 시킴.

심지어는, 호수에 갈매기나 오리는 물론, 커다란 백조랑 자라까지, 온갖 야생 동물들을 관찰하는 재미까지!

백조와 자라
궁전/공원/호수 구석구석에서, 요즘 엽기적인 표정/포즈로 사진 찍는 데에 맛들인 개비 정과 함께 한참 사진도 찍고 구경하며 놀다가, 우리는 점심 먹을 시간이 다 되서 식당으로 향함.

포즈 여왕 개비 정
케빈 삼촌/지은 이모 만나기로 한 곳은, 자칭 “로마식 피자”를 지향하는 델라로사 피자집.

델라로사 피자/파스타
부라타 치즈를 곁들인 마르게리따, 프로슈토 + 루꼴라 피자, 게다가 버섯 가르가넬리 파스타까지. 점심은 케빈 삼촌한테 얻어 먹고, 우리는 디저트를 쏘기 위해, 질소로 급속 냉각한 즉석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스미튼을 향함.

질소 아이스크림 스미튼
미국 서부 중 샌프란 가까이에 있는, 소위 “베이 지역”에 살면서, 샌프란을 이제 제법 많이 가 봤지만, 아직은 가면 갈 수록 매력적이고 살고 싶은 도시 … 오히려, 처음 훌절™엄과 둘이 갔을 때는, 그저 그런—다소 지저분하고 지루한—도시라고 느꼈었는데. 이번 나들이를 계기로, 샌프란에 자리 잡고 살아 보고 싶다는 욕심도 조금은 생겼다는2 …
그렇게 샌프란 북쪽 시내에서 호화로운 오후를 보내다가, 우린 다시 차가 주차된 예술의 궁전 호수로 돌아오는데, 때마침 강하게 비치는 햇살을 받으러 호수 밖으로 일광욕 나온 자라들을 또 한참 구경하다가, 계획 보다는 꽤나 늦게 다시 집으로 출발.

그림일기로 하루 마무리 (오른쪽에 잘 보면 일광욕하는 자라도 보임…)
요즘 그림 그리는 데에 한참 빠진 개비 정. 집에 돌아 와서는, 오늘 즐거웠던 하루를 그려 보이겠다며, 제법 있을 건 다 있는(돔이 있는 성, 벽돌 성벽, 일광욕 하는 자라, 새 … 였다가 갑자기 다리 두 개를 더 그리더니 개구리라고 우기는 미지의 생물) 그림 일기로 하루를 마무리 했다.
이렇게, 샌프란의 또 다른 매력에 흠뻑 빠진 날도 무사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