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년 기념 꽃 구경

“아빠와 나” 블로그를 시작한지 딱 1년을 기념하는 2018년 2월 4일. 세 가족이 함께 와인과 포도 농장으로 유명한 소노마에, 꽃 구경을 다녀왔다.

집에서 북쪽으로 차 타고 약 한 시간 반 올라가면 있는 소노마와 나파1. 원래는 와인/포도 농장으로 유명한 곳이, 포도 수확 마치고 1월말~3월초 사이에는 포도 밭을 지키기 위한 피복 작물로 노란색 겨자를 가득 심는데, 그 광경이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 봤다.

화덕 문어 구이

화덕 문어 구이

주일 예배 마치자마자 점심도 안 먹고 바로 출발한 우리는, 도착해보니 한시가 넘어서, 일단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부터 챙겨 먹음. 차 타고 한 시간 반 가는 동안, 배도 고프고 짜증도 꽤 날 법 한데,

개비 정: 다 왔어?

아빠: (두려운 마음으로) 아니 … 아직 마~~~않이 가야 되는데 …

개비 정: (의외로 당차고 밝은 목소리라) 알아써.

아침부터 갑자기 찾기 시작한 스무"티"

아침부터 갑자기 찾기 시작한 스무"티"

철이 든건지 … 아니면 뒷 좌석에 아이패드로 만화를 틀어줘서 그런지(후자 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렇게 개비 정이 요즘 정신적으로도 훌쩍 성장한 티를 내는 때가 간혹 있다.

처음 가본 소노마 동네가, 기대 이상으로 아기자기하고 이뻐서, 본래 방문 목적(꽃구경)도 잊은채, 우린 한참 동네 거리와 가게들 구경하며 시간 가는 줄 모름.

발레와 더불어 갑자기 어른 음악(?)2을 듣기 시작한 개비 정이, 요즘은 어디 가게에 있다가도 맘에 드는 음악이 나오면 갑자기 손을 잡고 춤추자고 해대는데 … 오늘은 치즈 가게에서 갑자기 발동이 걸리는 바람에, 남들 와인 테이스팅하고 있는 앞에서 우린 한참 부녀 댄스타임도 선보임.

치즈와 함께 춤을

치즈와 함께 춤을

“와인 나라”로 불리는 곳까지 와서, 와이너리 하나 안 가볼 순 없어서, 우린 동네에서 제일 오래 되고 유명하다는 부에나 비스타 와이너리도 잠깐 들름.

부에나 비스타 와이너리 입구

부에나 비스타 와이너리 입구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와 내가 번갈아 가며 테이스팅을 하는 동안, 개비 정은 와이너리 이곳 저곳 열심히 탐험하며 또 신나는 시간을 즐김.

와이너리 분수대 놀이

와이너리 분수대 놀이

안타깝게도, 포도 농장에 피복 작물로 심은 겨자들은, 아직 꽃이 그닥 많이 피지 않아서(아마도 2월 말쯤 와야 가장 많이 피지 않을까 싶음), 막상 꽃 구경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할 뻔했는데, 처음에 왔던 길 길가에 꽤나 많이 폈던 곳이 있었던 지라, 기억을 더듬으며 찾아감.

마침 해도 아주 적당하게 기울어 가는 오후 다섯시 경에, 우린 길가의 넓은 노란 겨자 꽃 밭을 독차지하고 놀 수 있었다.

처음에는 꽃 주변에 날아다니는 벌들이 무섭다며 가까이 가기를 꺼려하던 개비 정도, 꽃 몇 개 꺾어 들더니,

개비 정: 엄마~ [개비 정] 따라 오면 되. 내가 길 만들었어.

개비 정: 하나도 안 무서워~ 괜찮아~

개비 정: 아빠도 들어와~~ [개비 정]이 가르쳐줄게~

이렇게, 꽃 나들이로 기념한 날도 무사히, 끝.


  1. 그 중 나파는 특히 영화 구름 속의 산책의 배경으로 유명함
  2. 특히 브루노 마스의 Marry You는 엄마/아빠보다 더 잘 부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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