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또 공짜 아이스 스케이팅

약 1년전, 주말 나들이의 시작이었던 공짜 아이스 스케이팅. 올 해에도 동네 행사로 똑같은 곳에서 무료 아이스 스케이팅 행사를 하길래,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와 개비 정과 함께 다녀왔다.

개비 정 토요일 오전 발레는 10시에 마치고, 아이스 스케이팅 행사는 11시에 시작인지라, 시간이 좀 떠서, 우린 발레 교실과 스케이트 장 중간쯤에 위치한 공원/놀이터에서 좀 뒹굴다 가기로 함.

매지컬 브릿지 놀이터

매지컬 브릿지 놀이터

우리 집에서 차 타고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매지컬 브릿지 놀이터는, 개비 정 아주 어렸을 때 좀 오다가 한참만에 다시 와 봄.

예전에는 구석에 있는 유아용 놀이 기구 만 조금 기웃거리며 놀았던 반면, 이제는 놀이터에 있는 높은 미끄럼틀부터 5세 이상만 이용 가능하다는 그물망 올라 타기까지 다양하게 이용하는 모습을 선보임.

게다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모처럼 주말이 맑고 따듯해서, 본이 아니게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았다.

놀이터에서 실컷 놀고 간 아이스 스케이트장에는 작년에 비해

  1. 사람이 적어서 보다 쾌적한 환경에
  2. 아이들이 잡거나 타고 다닐 수 있는 보조 곰돌이(?)가 있어서

작년에는 옆에 벤치에 앉아 간식만 먹다 집에 갔던 개비 정도, 도착하자마자 빙판 위로 질주 하는 모습을 보여줌. 물론, 개비 정이 이제 한참 큰 “언니”가 된 것도 한 몫 했으리라 …

스케이트 보조 곰돌이의 도움으로 입빙(?)

스케이트 보조 곰돌이의 도움으로 입빙(?)

스케이트 장에서는, 작년에 만났었던 남자친구 민준이도 만나고, 다른 학교 친구들도 또 만남.

또 만난 남자친구 민준이

또 만난 남자친구 민준이

아무리 스케이트가 재밌어도, 공짜 쿠키, 칩, 핫초코를 무시할 수는 없어서, 개비 정 꼬셔서 잠깐 간식 시간을 가짐. 이 친구가, 처음엔 나가서 간식 먹자니까

개비 정: 아니야. 많이 탈꺼야.

하면서 온갖 시크한 척 다하고 튕기더니, 남자친구 민준이랑 같이 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개비 정: 민준아! 간식 먹으러 가자! 핫초코도 있대!

개비 정: 아빠, 얼른 나가자. 우리 민준이랑 간식 먹고 와서 또 타면 되잖아, 그치?

… 하는데, 뭔지 모를 씁쓸함이 …

간식 시간

간식 시간

그렇게 거의 두 시간을 빙판에 올랐다가, 간식 먹으러 나갔다가를 반복하며, 빙판에서는 계속 곰돌이만 타던 개비 정. 행사 끝날 시간이 다 되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타고 가자니까,

개비 정: (지나치게 진지한 목소리로) 아빠 … 개비 정은 언닌데, 곰돌이는 베이비들만 타는거 같아. 이제 좀 일어서볼래.

아빠: 넘어 지 …

개비 정: (보다 더 진지하게) 아빠가 뒤에서 잡아 주고.

개비 정: [개비 정] 넘어지면 안되니까.

나름 타는 폼 좀 잡아 봄

나름 타는 폼 좀 잡아 봄

그리하여, 나름 스케이트 타는 폼도 좀 잡다가 왔다는 … 그 와중에도, 개비 정은 발레 좀 배웠다고,

개비 정: 아빠 아빠. 잠깐 꽉 잡아봐. 뭐 좀 보여줄게.

개비 정: (발을 삼각형으로 모으면서) 이게, 퍼스트 포지션1이야. 이 … 렇 … 게 …

개비 정: 아빠도 할 수 있어? 잘 안되지? 괜찮아. 언니만 할 수 있어서 그래. 아빠도 언니 될거야, 열심히 하면.

데이트 다녀온 기운

데이트 다녀온 기운

스케이트장에서 나오는 길에는 갑자기

개비 정: 민준아~ 우리 손 잡자~

하더니, 갑자기 무슨 데이트 다녀온 남녀 기세로, 지 물도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한테 맡겨 놓고는, 민준이 손만 꼬옥 붙잡고 다니는 개비 정 …

자식 키워 봤자 다 소용 없다고 …

집으로 바로 가긴 또 좀 아쉬워서, 우린 무게 달아 아이스크림/토핑을 파는 동네 요거랜드에서 요거트 아이스크림 한 사발식 먹고 귀가.

요거트 아이스크림으로 하루를 마무리

요거트 아이스크림으로 하루를 마무리

이렇게, 지난 1년 사이 개비 정이 얼마나 컸는지 새삼 깨달은 날도 무사히, 끝.


  1. 발레하면서 처음에 준비운동 한다고 하는 자세(?)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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