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밴쿠버 여행기 (1/2)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가 중요한 일들을 한 바탕 치른 기념으로, 이번 주말에는 목–월 4박 5일 캐나다 밴쿠버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기간이 다소 길었던만큼, 이번 주말 여행기는 두번에 나눠 올리기로 함. (내용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5일치 사진을 한꺼번에 다 정리/편집할 기운이 나질 않아서 …)

1/5일 - 밴쿠버로 출발

밴쿠버는, 해외이기는 하나, 집에서 운전하면 16 시간, 비행기 타고는 2시간 남짓 안에 갈 수 있는 가까운 동네.

태어난지 36개월 만에 벌써 비행기만 12번도 더 탄 개비 정은, 이제 비행기 타기의 고수가 되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개비 정: 이제 가방 바이바이(역: 체크인) 해야지?

개비 정: 이제 우리 옷에 벌레 있는지 아저씨가 검사해 줘야되1

개비 정: (안내 방송 들으면서) 어? 이제 비행기 타야 된대. 걱정 안해도 되. 우리 비행기는 아직 아니래. (역: 모르는 사람한테 가방 맡기지 말라는 방송이었음)

대중교통 9단 개비 정

대중교통 9단 개비 정

비행기에 타서도, 짜증 한 번 부리지 않고 신나게 만화 보다가도

개비 정: 밥은 언제 준대?

아빠: (당황하며) 이건 금방 도착해서, 밥 안준대

개비 정: 그래? 괜찮아! 어차피 비행기 밥 맛 없잖아, 그치?

개비 정: 엄마~ 이거 비행기는 밥 안 준대. 엄마 괜찮겠어? 배 안 고파?

… 하는 오지의 래퍼 개비 정.

집에서 7시반 비행기를 타고, 밴쿠버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거의 11시가 다 되어서, 우린 간단하게 씻고 다음 날을 기약하며 바로 잠듦.

2/5일 - 근교 공원 및 숲 속 탐방

첫 날 아침은 우선 브런치를 먹으며 앞으로의 일정을 계획하는 시간을 가졌다.

브런치 먹으며 여행 계획하기

브런치 먹으며 여행 계획하기

우리 가정의 여행 전문가는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이기에, 개비 정과 나는 사실 옆에서 그냥 열심히 와플만 먹었 다는 …

이번 여행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대중 교통! 렌트를 하지 않고 이곳 저곳을 다녀야 함은 물론이고, 팔로 알토 촌년 개비 정이 도심에서 대중 교통 타는 것을 너무 좋아라 해서;;; 우린 일단 밴쿠버 교통 카드 하나씩 장만

밴쿠버 교통 카드

밴쿠버 교통 카드

교통 카드는 하나에 예치금(?) $6이고, 원하는 만큼 충전해서 맘껏 쓰다가, 나중에 반납하면 예치금 $6과 함께 카드에 남은 잔액을 전액 현금으로 돌려줘서, 부담 없이 맘껏 쓰기 좋았다. 게다가, 개비 정은 공짜라서, 셋이서 다니면서 카드 두개만 필요했다는 …

개비 정이 좋아하는 버스 안에서

개비 정이 좋아하는 버스 안에서

버스를 타고 처음 간 곳은 도시 북쪽에 있는 거대한 스탠리 공원. 공원이 바다를 마치 호수인양 끼고 돌아서, 우린 바다를 둘러싼 바다벽(Seawall)을 따라 가볍게 산책을 즐겼다.

겨울의 밴쿠버는,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구려서 비수기라는 데에 비해, 우리가 도심 산책을 하기로 한 금요일만 어쩜 구름이 걷히고 날이 게서, 감사하게도 우린 비수기 요금으로 신나게 도시를 즐길 수 있었다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탠리 공원은 너무나도 거대해서, 우린 바다를 낀 아주 적은 일부분만 구경하고, 보다 북쪽에 있는 카필라노 흔들 다리를 보기 위해 다시 버스 탑승.

버스 기다리는 중

버스 기다리는 중

카필라노 흔들 다리는, 밴쿠버에서 버스 타고 북쪽으로 약 20분 가량 가서 있는 산 속 숲에 있는 다리 공원(?)이다. 호수를 건너는 높이 70 미터, 길이 140 미터의 거대한 다리를 중심으로, 호수를 내려다 보며 암벽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로와 200~1400년 된 거대한 나무들 사이 사이로 연결된 30 미터 높이의 건널목 다리들을 뛰어 다니며 놀 수 있는 유쾌한 곳.

메인 다리가 워낙 높고 길고 무시무시하게 생겨서, 사실 개비 정이 두려워하지 않고 즐길 수 있을지 걱정하며 갔던 데에 반해, 막상 도착해서 개비 정은 다소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너무 겁 없이 잘 뛰어 다님.

호수를 건너는 140 미터 길이의 메인 다리

호수를 건너는 140 미터 길이의 메인 다리

자연 속이 좋았던 건지, 뛰어 다니는게 좋았던건지, 기대와는 정 반대로, 개비 정은 사진 찍을 때 잠깐 안기는거 말고는, 두 시간 반 동안 계속 혼자 뛰어 다니면서 놀았다.

의외로 자연친화적인 개비 정

의외로 자연친화적인 개비 정

한참 동안은, 너무 혼자 빨리 사라져서 쫓아 다니기 바빴다는 …

혼자 지나치게 잘 다님

혼자 지나치게 잘 다님

비록 날씨도 좋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좋았지만, 비수기라서 한 가지 안 좋았던 점은, 흔들 다리 공원에 있는 식당이 문을 열지 않았다는거 … 사실, 개비 정이 딱히 좋아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오래 있을 생각 없이 갔던 우리들은, 배를 채울 준비가 잘 되지 않아서, 결국은 과자와 사탕으로 배를 채우기 시작 …

도무지 안되겠다 싶어서, 밥을 먹으러 드디어 나오는 길에 심지어

개비 정: 이제 사탕 그만 먹을래. 너무 달아.

지못미.

지능적인 놀이 좀 하나 싶었더니, 체커스 말로 "엘사 캐슬"만듦 …

지능적인 놀이 좀 하나 싶었더니, 체커스 말로 "엘사 캐슬"만듦 …

버스를 타고 밴쿠버 시내로 돌아온 우리는, 야경을 즐기기 위해 밴쿠버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밴쿠버 회전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비싼 가격대비 음식은 그저 그랬지만, 내려다 보이는 야경값으로는 충분했다.

회전하는 야경이 내려다 보이는 식당

회전하는 야경이 내려다 보이는 식당

그렇게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간 시간은 약 8시. 하루 종일 유모차도 제대로 안 타고 숲 속에서 뛰어다닌 개비 정은 당연히 눕기가 무섭게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이렇게, 밴쿠버의 둘째날도 무사히, 끝.

(다음 편은 휘슬러 스키장과 밴쿠버 시내 나들이!)


  1. 2016년 겨울에 뉴욕 갈 때, 보안 검색대 지나가기 싫다는 개비 정을 달래느라,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가, “아저씨가, 옷에 벌레 있나 없나 검사 해주는거”라고 말 한 이후로, 비행기를 타든, 놀이 공원을 들어가든, 개비 정에게 있어 보안 검색은 “벌레 있는지 검사 받는” 과정으로 각인이 됐다는 전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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