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밸리 페어 쇼핑

다음주에는 4박 5일 밴쿠버 여행이 계획 된 관계로, 이번주는 조용하게 발레 다녀오고, 자주 가보지 못한 밸리 페어 몰에서 쇼핑도 하고, 오후에는 호진이 이모 집으로 입양 보냈던 나온이(나나)와 초코를 만나고 왔다.

집 가까운 곳에 스쇼가 워낙 좋아서, 근처에 수 많은 전형적으로 미국적인 쇼핑몰들을 잘 안 가게 되는데, 사실 그런 곳이 실내 놀이터도 제법 크게 있고, 먹을 것도 많아서, 개비 정 놀기에는 좀 더 좋을 때도 있다는 … 그런 것과는 별개로, 오늘 점심 초대를 받은 시간과 개비 정 발레가 끝나는 시간 사이가 애매하게 떠서, 점심 초대 받은 곳 근처에 있는 쇼핑몰에서 구경 좀 하다 점심 먹으러 가기로 함. 그곳이 밸리 페어 몰1.

적잖이 큰 곳이라, 이것 저것 구경하다 보면 시간 금방 가겠지 … 싶었는데, 개비 정은 도착하자마자 1층 가운데 쯤 있는 어린이 놀이터로 직행. 근데, 몰은 전반적으로 공사 중이라, 생각보다 막 돌아다닐 분위기도 또 아니었다는 …

굳이 여기까지 와서 놀이터

굳이 여기까지 와서 놀이터

아무래도, 놀이터에서 개비 정 혼자 신나 있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가 잘 꼬셔서, 우리도 즐겁게 놀 수 있는 놀이터 옆 레고 스토어로 고고씽.

개비 정: 이거, 신데렐라 공주는 우리 집에 없는거다, 그지?

아빠: 사고 싶어?

개비 정: 아니 … 근데 우리 집엔 없잖아 … 우리 집에도 신데렐라 레고 있었으면 좋겠다.

레고 득템

레고 득템

어렸을 때부터 뭘 사달라고 잘 조르지 않는 편인 개비 정. 더 어렸을 때는, 뭘 살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살 생각도 못한다 싶었는데, 이제는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면서도, 어지간 해서는 뭘 사달라고 조르질 않는다. 사고 싶다고 말을 했다가도, 금방 눈치를 보면서

개비 정: 못 살 수도 있어. 그래도 괜찮아. 우리 딴 데 갈까?

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하기도 하면서 말을 돌리는데, 당췌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평소에 뭘 못 사게 막은 적도 딱히 없고(사달라고 하질 않으니, 막을 기회도 없었지, 뭐;;;) … 이런 것도 타고난 기질인건지 … 아님, 이게 극한의 심리전인건지, 저러고 있으면 너무 딱하고 불쌍해서 꼭 뭐라도 사주고 싶어지게 만든다 …

이미 집에는 레고 공주들이 너무 많아서2, 신데렐라는 못 사주고, 엄청 마음에 들어하면서 감히 들어보지도 못하고 쳐다만 보고 있던 레고로 장식된 물컵과 프린세스 벨3 레고 열쇠고리를 저렴하게 사줌.

쇼핑몰 내부 디자인/상점 배치하는 사람들도 바보는 아닌게, 커다란 어린이 놀이터 구역(?)을 중심으로는 늘 온갖 간식거리와 장난감 가게들이 가득 둘러싸고 있다. 여기서 함정은, 개비 정은 장난감 같은거 보다는 놀이터에서 노는 데에 더 관심이 많은데, 나와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가 참지 못하고 개비 정을 이리 저리 끌고 들어간다는 거 …

레고 스토어 맞은 편에는 또 직접 악세사리, 옷 등을 골라서 솜을 집어 넣는 것까지 커스텀 인형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빌드 어 베어 워크샵이 있어서, 비싸서 살 생각은 그닥 없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있기에, 개비 정 끌고 또 들어가 봄.

빌드 어 베어 프로즌 삼총사

빌드 어 베어 프로즌 삼총사

각종 이쁘고 깜찍한 곰돌이들이 있는건 물론이고, 무엇 보다 개비 정이 좋아하는 온갖 캐릭터/공주들 인형도 있어서 개비 정은 신나게 한참을 구경함.

특히, 최근에 열심히 보기 시작한 트롤즈의 여(?)주인공인 파피 인형이 너무 리얼하게 있어서, 개비 정은 쉽사리 발동되지 않는 구매 욕구가 마침 발동 … 하지만, 빌드 어 베어는 인형과 옷 등 이것저것 고르다 보면 금방 말도 안되는 가격이 나와버리는 곳이라 … 딱함과 불쌍함이고 뭐고, 얼른 바리바리 짐 싸들고 도망쳐 나왔다.

구매욕구억제 중

구매욕구억제 중

그렇게 이 가게 저 가게 구경 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 먹으러 갈 시간. 점심 초대 받은 곳은, 개비 정이 아주 어렸을 때 약 1년 간 우리 집에서 키웠던 기니 피그, 나온(혹은 나나)이와 초코를,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의 알러지로 인해 입양 보냈던 호진이 이모네.

입양 보낸지 2~3년만에 처음 보는 아이들. 분명 보낼 때는 내 손바닥만한 자그마한 쥐새끼들이었는데, 어느새 뚱뚱해져서, 한 마리 당 3인분 스태이크는 나올 것 같은 크기.

기니 돼지, 나나와 초코

기니 돼지, 나나와 초코

어렸을 때는 잘 만져주고 같이 놀던 개비 정도, 전혀 기억이 안나는지, 그리고 애들이 워낙 커져서인지, 무서워서 잘 다가가지 못함. 뭔가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먹이도 먹여주려고 하려다가도, 막상 애들이 다가오면 뒤로 물러서는 …

그렇게 맛갈진 점심(갈비찜)을 얻어먹고, 한참을 나나와 초고와 놀다가, 집에 와서는 개비 정 혼자 1층에서 놀고, 나와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는 방에서 뻗어 낮잠을 잠4.

그리고 저녁은,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가 두 시간 동안 피땀 흘려 직접 만든 두시간닭강정(©훌절엄)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 함.

두시간닭강정

두시간닭강정

이렇게, 걍 쉬려다가 본이 아니게 별거 하지도 않고 글 한바탕 쓴 날도 무사히, 끝.


  1. 사실, 이번주는 아예 블로그질을 할 생각이 없었다가, 그냥 지나가긴 아쉬워서 뭐라도 끄적임. … 때문에, 이번주 사진은 다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가 찍었다는 점 …
  2. 내가 사준 인어공주 세트 외에도 한국에서 득템해온 겨울왕국 세트와 백설 공주 세트가 있다.
  3.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공주. 아마도 개비 정은 노란색 드레스에 꽃힌듯 했다.
  4. 어려서부터 낮잠 자기를 싫어했던 개비 정이 그래도 이제 한 가지 기특한게 있다면, 엄마 아빠가 낮잠 잘 수 있게 이제는 혼자 잘 놀아준다는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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