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트리 점등식 & 김장 체험

미국으로 오면서, 개비 정 돌 때쯤부터 우리와 깊은 인연이 닿아 가족 처럼 가깝게 지낸 비키 이모. 이번주말은 비키 이모 초대를 받아 산 라몬 트리 점등식도 보고, 4.5세 이상 언니 오빠들만 갈 수 있다는 한글 학교 김장 체험도 다녀왔다.

트리 점등식

금요일 저녁은 비키 이모 초대를 받아 산 라몬에 있는 비숍 렌치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다녀왔다.

차가 막힐 때는 두 시간까지도 걸릴 수 있는 거리라, 세 시쯤 개비 정 픽업 하러 학교를 갔는데, 한참 낮잠 시간 …

학교에서 낮잠 자는 개비 정

학교에서 낮잠 자는 개비 정

갈 마음은 급하지만, 괜히 자는 애 깨워서 데려 갔다가는 하루 종일 기분 나쁜 애 데리고 봉변 당할 것 같아서, 깰 때까지 기다림 …

그렇게, 계획 보다 한참 늦게 출발해서, 예정보다는 좀 늦게 도착했지만, 다행히도 점등식이 생각보다 늦게 시작했다. 비키 이모가 우리 세 식구 먹을 샌드위치와 음료까지 챙겨주셔서, 우린 편안하게 몸만 가서 밥도 맛있게 먹고, 구경 실컷 하다 옴.

멋진 트리 점등식

멋진 트리 점등식

나름 동네에서 꽤 큰 축제라 사람도 바글바글 많고, 이런저런 볼거리도 엄청 많은데… 개비 정은 왠 풍선 만들기 광대한테 빠져가지고, 그걸 꼭 받아야 겠다는거. 줄이 너무 긴지라,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가 줄 서서 기다리는 40분 동안, 개비 정은 비키 이모와 함께 초집중해서 광대 구경함. 그렇게 오랫동안 한 가지에 집중해 있는 것도 처음 봄;;;

풍선 광대에게 초집중한 개비 정

풍선 광대에게 초집중한 개비 정

워낙 큰 행사라, 심지어는 (눈이 오지 않는 이 동네에서) 아이들이 눈 체험을 할 수 있는 작은 인조 눈 공원도 준비 되어 있었다. 눈 놀이에 대해 처음부터 신이 가득했던 개비 정이, 왠지 눈 놀이를 하지 않고서는 집에 가지 않을 것 같아서; 하지만 눈 체험 공원에도 줄이 만만치 않아서;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는 풍선 광대 줄을 서고, 비키 이모는 개비 정과 구경하는 동안, 나는 전략적으로 눈 체험 공원 줄을 서 있기로 함.

이렇게, 어른 세 명이 개비 정 하나를 위해 몸바쳐 희생하는데, 막상 눈 공원 들어간 개비 정은 눈이 생각 처럼 부드럽지가 않다고, 그리고 언니 오빠들 눈 싸움에 휘말려서 지 머리에 눈 들어 갔다고, 통곡을 하면서도, 나 더러 눈사람은 만들어 내란다;;;

눈이 부드럽지 않아서, 눈싸움이 휘말려서, 눈물이 나는; 하지만 눈사람은 있어야겠는 개비 정

눈이 부드럽지 않아서, 눈싸움이 휘말려서, 눈물이 나는; 하지만 눈사람은 있어야겠는 개비 정

딸 잘못 키운 나 자신을 탓하며, 그래도 남은 시간은 최대한 볼거리들을 즐겨 보리라 싶어서, 개비 정 유모차 태워 한 바퀴 더 돌았다. 산타 할아버지와 사진 찍을 수 있는 부스도 있었지만, 그 곳도 디즈니랜드 못지 않게 줄이 길어서, 아쉬운대로 산타 할아버지 조수랑 한 방.

줄 서기 싫어서 아쉬운대로 산타할아버지 말고 조수랑 사진 한 방

줄 서기 싫어서 아쉬운대로 산타할아버지 말고 조수랑 사진 한 방

시간이 늦어, 비키 이모랑은 작별을 하고 집에 가려는데, 이번에는 순록에 빠져서 떠날 생각을 안 하는 개비 정. 한 10분 간을 안 가겠다고, 순록 케이지 앞에서 버티고 있다가, 막상 순록이 아는 척하면서 다가오자 기겁을 하면서

개비 정: 이제 집에 갈래~

순록 구경 삼매경

순록 구경 삼매경

집으로 오는 길은, 다행히 차가 안 막혀서 50분 정도 걸렸는데, 깜깜한 저녁, 어두운 차 안에서, 개비 정은 … 가방 속 엄마 화장품을 몰래 꺼내서 나름 화장을 함. 차에서 내리는데, 왠 영구가 내리길래 깜짝 놀랬네.

집에 와서는, 늦은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비키 이모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신 새로운 드레스를 반드시 입어 봐야겠다며, 들어오자마자 황급히 탈의.

셀프 화장한 얼굴로, 새 드레스 입으러 급하게 탈의 중인 영구 개비 정

셀프 화장한 얼굴로, 새 드레스 입으러 급하게 탈의 중인 영구 개비 정

김장 체험

그렇게 알찬 금요일 밤을 지내고 골아 떨어진 개비 정; 토요일 오전에는 근처 한글 학교에서 선생님으로 봉사하시는 비키 이모의 초대로 한글 학교 김장 체험도 다녀왔다.

언니처럼 한글 학교로 등교

언니처럼 한글 학교로 등교

원래 4.5세 이상의 언니 오빠들만 갈 수 있는데 (개비 정은 이제 만3.5세), 선생님이신 비키 이모의 추천(?)으로 감사하게도 교장 선생님이 개비 정도 참여 할 수 있게 허락해 줌.

김장 준비 완료

김장 준비 완료

처음 한 시간 반 정도는 한글 학교 프로그램에 따라 언니 오빠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그 다음부터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와 내가 함께 참여하는 김장 체험이 시작 됐다.

아빠도 준비 완료

아빠도 준비 완료

그런데, 처음에는 김장을 위한 머리 그물망(?)을 아무렇지 않게 잘 쓰고 있던 개비 정, 내가 쓴걸 보더니, 지는 그렇게 못 생긴거 안 쓴다면서 또 고집 부리기 시작;;; (개비 정은 요즘 지가 생각 할 때 못 생긴거 — 특히 갈색의 것들에 대해 기겁하며 싫어함.)

결국은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가 잘 타일러서 … 엄마 스카프로 두건 만들어줌 (머리를 가리지 않으면 김장에 참여 할 수 없다길래…)

패셔니스타 개비 정

패셔니스타 개비 정

이렇게, 비키 이모 덕에 신나게 놀고, 개비 정은 역시 아직 한글 학교 가기엔 좀 어리다는 걸 새삼 깨달은 주말도 무사히, 끝.

요약

이동거리: 약 88 마일 (141.6 km)

  • 집 – 비숍 랜치(왕복): 88 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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