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색깔 공장

이번주는 친구와의 플레이 데이트 등으로, 그닥 매력적인 주말이 되지 못한 관계로, 지난 주 신나게 다녀왔으나 포스팅 되지 않은, 샌프란시스코 임시 박물관 중 하나인 색깔 공장 다녀온 이야기 재탕!

요즘 유행한다는 임시 박물관1 중, 개표 한 시간 만에 매진이 된 샌프란시스코 색깔 공장! 티켓 구하기도 그렇게 어렵다는 이곳을,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의 탁월한 클릭질로, 우리는 11월 12일 오후에 신나게 다녀왔다!

예매한 시간은 오후 6시지만, 모처럼 가족 나들이도 할 겸, 우리는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바로, 40분쯤 떨어진 샌프란시스코로 출발~ 점심은, 말로만 듣던 샌프란시스코 슈퍼두퍼 버거. 여기 와서 온갖 버거는 다 먹어 봤지만, 지금까지 먹었던 버거와는 또 다른 특별하게 기름진 맛.

슈퍼 기름진 슈퍼두퍼 버거

슈퍼 기름진 슈퍼두퍼 버거

비록 맛있게 먹었지만, 지나친 기름짐을 견디지 못하고 바로 커피를 마시기 위해 “네스프레소 바”로 고고씽.

개비 정: [개비 정]은 커피 못 마시는 데에엥 … 웨 커피 마시러 와써어어엉?

커피 마시러 와서 기분 상한 커피 안 마시는 개비 정님

커피 마시러 와서 기분 상한 커피 안 마시는 개비 정님

개비 정: 오우! 마카롱 있닷!

개비 정: (급 밝음) 아빠! 아빠는 커피 먹고, [개비 정]은 마카롱! 오케?

개비 정: 음. 그게 좋겠어. 그렇게 하자. 아라찌?

마카롱 먹는다는 개비 정 말에, 나도 단게 땡겨서, 결국 나는 계절 상품 “스모스(S’mores) 라떼”, 개비 정은 바닐라 마카롱.

스모스 라떼와 마카롱

스모스 라떼와 마카롱

박물관 입장까지는 시간이 한참 남아서, 우린 잔뜩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달아오른 샌프란시스코 시내 산책. 팔로 알토 시골에서 올라온 개비 정은, 맨날 까마귀, 다람쥐, 야생 토끼만 보다가, 도시 비둘기를 보고서는 너무 신기했는지

개비 정: 오우~ 베이비 까마귀~ …

개비 정: … 갈매긴가? 씌걸? 에리얼 친구?

개비 정: …… 아빠, 저건 뭐야?

아빠: 어, 비둘기야. 더러운거야. 만지지 마.

개비 정: 아니야! 베이비 까마귀야. [개비 정] 만.질.꾸.얌!

아빠: 진짜 더러워, 가지 마 …

개비 정: 베이비 까마귀~ 일루 와~ 맘마 먹자~~~

… 하며, 결국은 비둘기 몇 마리 만짐;;;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비둘기도, 잔뜩 달아오른 샌프란 시내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비둘기도, 잔뜩 달아오른 샌프란 시내

비둘기 쫓아 다니는 걸로는 촌티가 충분히 나지 않았다 싶었는지, 길거리 전봇대를 보고서는

개비 정: 언니들은 저기 올라 갈 수 있어! 이거 봐바!

전봇대 등반하는 시골 촌년 개비 정

전봇대 등반하는 시골 촌년 개비 정

시내 구경도 지쳐갈 무렵, 드디어 시간이 되어 입장!

오렌지 물건을 모아 놓은 오렌지 방

오렌지 물건을 모아 놓은 오렌지 방

색깔 공장은, 다양한 색을 테마로 꾸며진 여러 개의 방으로 구성 된 2층짜리 임시 박물관. 한 시간 단위로 소수 입장 인원 제한이 있어서, 표를 구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들어오면 사람이 별로 없는 쾌적한 환경에서 맘껏 구경하고 놀수 있다는게 장점!

빛으로 색을 만드는 어두운 방

빛으로 색을 만드는 어두운 방

하루 종일 시내 걸어 다니다 들어온 개비 정은, 너무 지치고 피곤해서 별로 못 놀까봐 걱정 했었는데, 알록달록 신기한 방을 들어 갈 때마다 신이 나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에너지를 발휘하며 한 시간 가량을 더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놀았다.

초대형 마커로 낙서하며 노는 초록색 방

초대형 마커로 낙서하며 노는 초록색 방

이제는 놀러 다니며 사진 찍는게 습관(?)이 되서, 걸핏하면

개비 정: 아빠! [개비 정] 귀여울 거 같아. 사진 찍자!

개비 정: 아빠! [개비 정] 사진 찍어서 할머니 보내 줄까?

개비 정: 아빠! [개비 정] 이쁜짓 했는데 왜 사진 안 찍었어?

개비 정: 아빠! [개비 정] 이쁜짓 하는데 왜 사진 찍어?!

심지어는 이제 카메라를 들고 직접 사진도 제법 찍는다는 … 차원이 다른 세대.

알록달록 색종이 비가 끊임 없이 내리는 콘페티 방

알록달록 색종이 비가 끊임 없이 내리는 콘페티 방

열심히 놀다 보니,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가서, 출구를 향해 가는데, 출구로 향하는 마지막 방은 수천 개의 노란 공으로 가득찬 초대향 볼풀! 개비 정은 물론, 나도,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도 급흥분해서, 본의 아니게 한참을 더 뛰어 놀았다. 볼풀이 너무 깊어서, 개비 정은 심지어 몇 번 공에 잠겨(?) 못나올 뻔도 했다는 … ;;;

수천 개의 노란 공으로 가득한 노란색 방

수천 개의 노란 공으로 가득한 노란색 방

정말 더 이상은 걷기도 힘들 정도로 신나게 놀다가, 출발하기 전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들르는데, 심지어 화장실도 온통 핑크빛!

화장실마저 핑크핑크

화장실마저 핑크핑크

정신 없이 재밌게 놀기는 했으나, 이 날의 후유증으로 우리는 화요일까지 세 식구 모두 헤롱헤롱 했다는 …

이렇게, 세 식구 모두 어린이가 되어 미친듯이 하루 종일 논 날도 무사히, 끝.


  1. 공식적으로는 “팝업 뮤지엄”이라고들 하는데 … 쓸데 없이 영어 쓰는건 띠꺼우니까, 난 임시 박물관이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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