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방콕

이번주는 일요일 신나는 일정이 있는데, 개비 정은 감기 기운이 있어서, 신나는 내일을 위해 오늘은 집에서 방콕.

하루 종일 집에서 놀 각오로, 둘 다 일어나자마자 옷도 안 갈아입고 내려 가서 티비 보면서 아침으로는 와플과 과일을 챙겨 먹었다.

건강한(?) 아침 식단

건강한(?) 아침 식단

개비 정이 좋아하는 각종 유튜브 영상들 챙겨 보고, 넷플릭스에 올라온 미녀와 야수 영화를 한참 보다가, 몇 시간 동안 티비만 보기는 지도 지겨웠는지, 같이 이런저런 게임도 함. 예전엔 텀블링 멍키 같이 간단한 게임도, 룰은 아랑곳하지 않고 막 하더니, 이제는 제법 규칙을 알고 지키는 신기한 개비 정.

이제는 제법 규칙을 지킬 줄 앎

이제는 제법 규칙을 지킬 줄 앎

주사위도 굴릴 줄 알고, 굴려서 나온 색깔의 막대기를 뽑아야 하는 것도 아는데 … 안타깝게도 원숭이가 떨어지면 지는거라는걸 이해 못함;;; 그래서, 원숭이 안 떨어지면 슬퍼하고, 지가 나보다 원숭이 많이 떨어트리면, 나 불쌍하다고 지 원숭이 나눠주는 … 무식한건지 악랄한건지 알 수 없음.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갑자기 지 방으로 막 올라 가더니, 나한테는 절대로 오지 말라고 하면서 한참을 우당탕탕 하다가 내려 온 개비 정. 잠옷 입고 있기가 우울했는지, 지 방에 올라가서 혼자 옷을 갈아입고 옴.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개비 정이 완전 혼자서만 옷을 갈아입은 건 (나에게는) 처음 있은 일이라, 몹시 자랑스러워 하며 칭찬해줌.

몰래 혼자 옷 갈아입고 옴

몰래 혼자 옷 갈아입고 옴

이렇게, 오전은 나와 함께 빈둥빈둥 지내다가, 오후에는 내가 연구실 정리하러 잠깐 학교 들어가야 되서,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와 함께 (몹시 못마땅해 하며) 낮잠을 잔 개비 정.

사진에서도 느껴지겠지만, 코도 막히고, 열도 나고, 기침도 많이 하는 몹시 안 좋은 컨디션이었지만, 힘들다고 투정 부리지 않고 계속 나름 신나게 노는 모습이 어찌나 기특하고 안쓰럽던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 먹으랄 때 안 먹고 논다고 떼 쓰는 애를 그토록 얄미워하고 나무라는 내 자신이 어찌나 부족하게 느껴지던지 …

아파도 신나게 놀줄 아는 개비 정

아파도 신나게 놀줄 아는 개비 정

이렇게, 아픈 애 데리고 반나절 있으면서도 나의 부모 됨을 당차게 돌아보게 된 날도 무사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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