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귀국한지 이제 일주일. 아직 시차 적응 중인 개비 정,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와 함께 오후에는 충동적으로 디즈니 온 아이스, 저녁에는 친절한 윤언니 생일파티를 다녀왔다.

지난 일요일 오전에 도착해서, 월요일부터 한주 내내 학교 다니느라 8시에 칼 기상하던, 아직 시차 적응 못한 개비 정은, 정말 피로가 쌓였었는지, 안 깨우고 뒀더니 오늘 11시까지 주므심.

사실 이번 주말은 특별한 계획은 없이, 저녁에 친절한 윤언니 생일 파티 일정이 있어서 집에서 뒹굴다 나가려고 했는데, 생일 파티 장소 가까운 곳에서 디즈니 온 아이스 공연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와 함께 셋이 티켓 충동 구매.

엘사랑 안나를 보겠다는 확고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온 개비 정, 처음에는 신나게 펼쳐지는 아이스 쇼, 그리고 반가운 공주들에 신나 하더니, 한 시간이 넘도록 엘사/안나가 보이지 않자 슬슬 열받기 시작 …

그러다, 인터미션 후 2막 때,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서 용이 불 뿜는 장면 보고 기겁.

개비 정: 드래곤은 무서워. 집에 갈래. 드래곤은 아이스 나가라 그래.

그래도 다행히 드래곤 뒤로 금방 엘사가 나오긴 함. 하지만 이미 심기 불편해지신 개비 정은, 렛잇고 끝나자마자

개비 정: 엘사 봤으니까 이제 가자.

어차피 생일 파티 가려면 인파를 피해 좀 일찍 출발 해야 할 것 같아서, 거의 끝나갈 무렵, 우린 다소 서둘러 나옴.

친절한 윤언니 생일 파티는, 공연장에서 약 5분 가량 떨어진 어린이 요리 교실, 쿠치나 밤비니.

요리사 선생님 지도 하에, 친구들과 함께 요리를 하면서 즐기는, 색다른 경험의 생일 파티. 오늘의 메뉴는 개비 정이 각별히 즐기시는 파스타. 디즈니 온 아이스 드래곤의 아픈 기억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수제 파스타 제작에 심혈을 기울임.

… 토마토 소스도 …

… 디저트로 컵케익 데코 까지.

다 마치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저녁 7시를 훌쩍 넘겨서 집에 돌아옴.

오는 길에 차에서

아빠: [개비 정] 오늘 뭐했어?

개비 정: 드래곤 무서웠어. 공주랑 난쟁이¹는 재밌었는데, 나쁜이²는 안 재밌었어. 머메이드 나쁜이³만 재밌었어. 나쁜이가 세 개 있었는데, 드래곤이랑 머메이드 나쁜이랑, 또 누구 있었지? [개비 정] 기억이 안난다. 아빠는 알아? 근데 [개비 정]은 이제 아이스 안 갈꺼야. 공주만 나오는거 갈래. [개비 정]이 만든 컵케익은 어디 있지? 지금 먹을까? 아니야, 그건 집에 가서 먹자, 알았지? [개비 정]은 치즈 소스가 맛있더라? 아빠도 치즈 뿌려서 먹었어? 근데 왜 빵빵 안 가? 빨간 불이라서 안 가는거야? 아빠만 왜 가방이 없지? 가방에 개구리 넣어야 되는데 개구리가 없어졌어. 아빠~ 개구리 찾아줘.⁴

이렇게, 드래곤한테 받은 상처, 윤언니 생일 파티로 치유한 날도 무사히, 끝.

요약

이동거리: 약 40.9 마일 (65.8 km)

• 집 – 공연장: 18.9 마일
• 공연장 – 쿠치나 밤비니: 2 마일
• 쿠치나 밤비니 – 집: 20 마일

경비: $120

• 디즈니 온 아이스 (3인):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