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휴무의 마지막 날.
원래 오늘 오후에 도착했어야 할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와 개비 정은, 비행기가 20시간이나 지연 되는 바람에, 예정 보다 하루 늦은 내일 아침에 도착한다1.
오늘 도착할 가족들을 맞이하려고 하루를 비웠던 터라, 갑자기 할 일이 없어져서, 비행기가 지연 됐다는 소식을 들은 어제 오후부터 끓이기 시작한 사골과 함께, 하루 종일 집안 구석구석 청소하고 정리하면서 시간을 떼우고 있다.
못 간다고 해뒀던 모임이 몇 군데 있어서, 나가볼까 잠시 고민도 해봤지만, 뭔가 마음이 너무 들 떠서, 그리고 못간다 해놓고 뒤 늦게 나타나기 미안하고 뻘쭘해서, 결국은 그냥 집에 짱박혀 있다.
사실, 장기휴무의 마지막은 개비 정의 귀가를 알리는 에피소드(?)로 한참 구상을 해왔었는데, 지연된 비행기 때문에 다 망했다2. 이젠 할 말도 없고, 쓸 얘기도 없다. 그저 시간이 빨리 가서 내일 아침이 됐으면 좋겠다.
이렇게, 얼렁뚱땅 시간만 떼우면서 지나가길 기다린 날도 무사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