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굿바이 할머니/고모

오늘은 지난 1주일 간 한국에서 놀러왔던 할머니와 고모가 한국으로 귀국하시는 날. 그래서, 아침부터 개비 정과 함께, 가까운 샌프란시스코 공항(SFO)에 다녀왔다.

할머니랑 공항에 도착한 개비 정

할머니랑 공항에 도착한 개비 정

할머니와 고모가 한국으로 돌아간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아는듯 하면서도, 이제 떠나가면 한동안은 다시 만나기 힘들다는걸 잘 모르는 듯 한 개비 정. 일단은, 학교 안 가고, 할머니/고모/아빠와 함께 나들이 나온게 그저 신이 났다.

체크인 하는 중

체크인 하는 중

개비 정은 몇 번의 편치 않았던 비행기 여행 이후로, 비행기 타는걸 꽤나 싫어하게 된 줄 알았는데, 막상 공항에 가서, 활주로에 줄 선 비행기들을 보더니, 자기도 할머니랑 고모랑 같이 비행기를 타야겠댄다 …

상황 파악 잘 못하고, 마냥 즐거운 개비 정

상황 파악 잘 못하고, 마냥 즐거운 개비 정

체크인도 하고, 슬슬 인사들을 시작하니, 분위기를 조금 파악한듯한 개비 정. 나를 꼬옥 끌어 안고 안긴채로 할머니 고모한테 인사를 하고, 다시 주차장으로 걸어오는 길 내내, 내일은 할머니랑 고모랑 엄마랑 아빠랑 뭘 하고 놀껴냐고 묻는다.

고모 떠나기 전 나눠 먹는 레모네이드

고모 떠나기 전 나눠 먹는 레모네이드

이제 할머니랑 고모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멀리 가셔서, 오랫 동안은 다시 보기 어려울거라고 애써 설명하니, 비행기들이 보이는 커다란 창문 앞에 주저 앉아서, 할머니랑 고모는 어디 비행기에 있냐고, 개비 정도 비행기를 탈거라며 한참을 그리워하다 집으로 돌아왔다.

떠나가는 비행기들을 보며 할머니/고모 그리워하기

떠나가는 비행기들을 보며 할머니/고모 그리워하기

사실은, 오전에 할머니와 고모를 공항에 데려다주고, 오늘은 팔로알토 어린이 도서관 나들이를 할 계획이었는데, 막상 할머니랑 고모한테 인사를 하고 공항에서 나오다 보니, 딱히 나들이를 갈 수 있는 기분도 기운도 못 되어서 — 그리고 훌륭한 절세미녀™ 엄마가 집에서 맛있는 점심을 준비했다는 얘기에 넘어가서, 이번 주말은 공항 나들이로 만족하기로 했다.

점심 후 낮잠도 충분히 자고, 오후에는 집에서 뒹굴거리며, 물놀이 하고, 모래 놀이 하고 한참을 티비 보다가, 개비 정은 얌전하게 잠이 드셨다.

이렇게, 조금은 섭섭하고 다소 축 처지는 날도 무사히, 끝.

요약

이동거리: 약 44.6 마일 (72 km)

  • SFO 공항 (왕복): 22.3 마일

경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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