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이 고모와 놀 겸 엘에이 내려 가는 길에, 대니쉬 도시 솔뱅에서 하룻밤을 들렀다.
집에서 엘에이 까지는 한 번에 운전해서 가면 여섯 시간 정도 걸리는 반면, 솔뱅은 약 네 시간 정도 내려 간 거리에 있는 아기자기한 유럽풍(?) 대니쉬 동네.
게다가, 우리는 수요일(평일) 저녁 하루만 묵는거라, 주말에는 하룻밤에 $300도 넘는 숙소를 $100 미만으로 예약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
그래서, 무리해서 한 번에 엘에이까지 가기 보다는, 솔뱅에서 하룻밤 쉬었다 천천히 내려가기로 결정.
수요일 저녁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숙소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대니쉬 마을인 만큼 아침 식사는 (숙소에서 공짜 쿠폰 나눠준) 대니쉬 빵집으로 고고씽~
간단하게 빵으로 아침을 떼우고서는 천천히 동네 산책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 기념 광장!
지 뻬이보릿(favorite) 인어공주와 엘사 공주(눈의 여왕) 원작자인줄도 모르는 개비 정
아빠: 여기서 다 같이 사진 찍자~
개비 정: (고집쟁이 할아버지 처럼 유모차에 앉아서) 엄마 아빠 찍으세요~ (개비 정)은 안.찍.을.꺼.야.
요즘 이렇게 고집부리고 원인 모르게 간혹 짜증/화를 부릴 때가 있는데 … 그럴 때마다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솟아 오르는 빡침 때문에 훌.절.엄.과 함께 아주 고생이 심하다.
나도 모르게, 빡침충만하여
아빠: 한 번만 더 엄마 아빠한테 그 딴식으로 화내면 너 버리고 갈거야!
… 한 번 지르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세 식구가 향한 곳은 …
학교베프 로미 가족이 추천해준, 솔뱅 동네 자전거 나들이!
한 시간에 $30 주고 대여해서, 아기 자기한 동네 구석구석을 다닐 수 있는 가족용 자전거. 평일이라 그런지, 길가에 사람도, 차도 별로 없어서, 정말 자유롭게 돌아 다니며 분위기 낼 수 있었다.
그런데, 출퇴근 길에 혼자 쌩쌩 달리는 자전거랑은 또 다르게, 개비 정도 싣고 짐도 싣고, 오르막/내리막을 천천히 누비는 요놈은 또 색달리 힘이 드는거 …
그래서, 한 시간도 채우지 못하고, 약 40분만에 우린 자전거 반납하고 바로 옆 아이스크림 가게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사진도 찍고 놀면서 한참을 쉬다가,
개비 정: 피피 마려워
…를 기점으로, 우린 다시 구석구석 가게 구경하러 다니러 출발~
크게 (1) 어린이 용품, (2) 골동품(앤틱)/수집품 (3) 식당 … 으로 나뉘는 것 같은 솔뱅 시내(라고 해봐야 걸어서 20~30분이면 다 돌아 다닐 수 있는 아주 작은 마을).
온갖 공주, 티파티, 인어, 요정 등등 수집품들 구경 하는데, 둘러보는 곳 마다 한 결 같이 개비 정 취향 저격 …
관광지라, 모든게 지나치게 비싼 줄 알면서도, 결국 개비 정 티 세트와 우리집 뻐꾸기 시계 하나 지름.
솔뱅에서도 엘에이까지는 약 세 시간 거리라, 끝도 없이 놀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우린 점심으로 독일/댄마크 소세지로 만든 핫도그, 그리고 초대형 프렛젤 하나씩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는, 너무 늦지 않게 엘에이로 출발~
이렇게, 엘에이 가던 길에 본의 아닌 관광/쇼핑을 즐긴 날도 무사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