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목적지는 우리 동네 어린이 도서관!
예전에는 주중에 스토리 타임 들으러 비키 이모와 함께 자주 다녔었는데,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뒤로는 아마 한 번도 안 와본 것 같다.
예전에 왔을 때와는 달리, 개비 정도 이젠 제법 책 보는 척을 할 줄 앎에 다소 뿌듯했다. 혼자 달려 가서 책장에서 책 골라다가 책상에 앉아서 (비록 까막눈이지만) 읽는 척 소리도 내고 …
개비 정과 시간을 지내다 보면, 이렇게 아무 것도 아닌 일들이 기쁨이 되기도 하고, 신기하며 새롭게 보이는 즐거움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어린이 도서관이라고, 책만 있는건 아니고, 다양한 인형, 기차, 퍼즐 등 놀 것들이 있어서, 두 시간 넘게 퍼질러져서 이것 저것 하며 놀았다.
도서관 길 건너에는 작은 어린이 박물관/동물원이 있어서, 도서관에서 나오자마자 그리로 향했다. 박물관/동물원은 정말 작은 규모인데, 오히려 개비 정이 구경하며 놀기에는 최적인 것 같다. 게다가 입장료도 공짜! (대신, 자율적으로 1인당 약 $5 정도의 기부금을 받는다.)
신나게 구경하다가, 한 시쯤 됐을까 … 배가 너무 고파서 개비 정 밥 먹으러 가자고 한참을 꼬셨다. 겨우겨우 설득해서 차를 태웠는데, 화장실이 가고 싶다는거;;; 차에서 내려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 화장실로 급하게 들어가는데 … 아뿔싸, 개비 정 학교친구 세윤이를 만났다.
선생님들 말에 의하면, 학교친구 세윤이는 개비 정과 가끔 벤치에 앉아서 둘이 한글로 수다 떨며 웃고 노는, 그런 사이. 하지만, 개비 정 보다 3개월 정도 빠른 학교친구 세윤이는 개비 정과는 다른 반에 있어서, 실제로는 둘이 노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 보니 둘이 손잡고 다니면서 대화하는 척1도 하고 … 책 읽는 척하는 모습에 이어, 사회성 있는 척 하는 개비 정의 성장한 모습에 오늘 또 놀랐다.
물론, 너무나 반가운 학교친구 세윤이를 만난—안 그래도 밥 먹으러 가는게 못마땅 했던—개비 정에게, 점심을 먹으러 가는 일은 그야말로 물 건너간 이야기 … 도서관에서 길 건너 놀이터로 함께 손 잡고 갈 때; 놀이터에서 약 한 시간을 놀다가 (아까 이미 다녀온!) 박물관/동물원으로 다시 따라 들어 갈 때; … 틈틈히 나의 배고픔을 호소하며 점심 먹으러 가자고 애걸복걸 했지만, 결국 학교친구 세윤이와 세 시간 가까이 놀다가, 학교친구 세윤이가 다른 약속이 있어서 떠나 가고 나서야 우린 차를 탈 수 있었다.
이렇게, 얘기치 않은 만남으로, 개비 정은 신나게 놀고 나는 점심을 못 먹은 날2도 무사히, 끝.
요약
이동거리: 약 4.4 마일 (7 km)
- 집 – 도서관: 2.2 마일
- 도서관 – 집: 2.2 마일
경비: $9.5
- 동물원 기부금: $5
- 간식: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