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의 셋째날은 칼스바드 해변!
셋째날부터는 라호야 숙소를 떠나 레고랜드 리조트에 입성 … 해야하는데, 체크아웃은 아침이고 레고랜드 체크인은 오후라, 약간 뜨는 시간은 레고랜드에 가까운 칼스바드 해변에서 보내기로 함.
다소 시끄럽고 냄새나고 공격적인 물개들과 공유하는 것이 매력(?)이었던 라호야 해변에 비해, 칼스바드 해변은 그야말로 모래사장과 바닷가, 파도를 즐길 수 있는 휴양지 해변.
개비정과 해변이 오는건 이제 한 두 번이 아닌지라, 물에 다가가는건 꿈도 꾸지 않고, 그저 모래 놀이 하기 좋은 곳에 작은 2.5인용 텐트 치고 휴식모드.
본래 물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파도가 너무 매력적이라, 훌.절.엄.™과 나는 개비정 버리고 잠깐 바다에 다녀오기로 함.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아빠: [개비정] 엄마 아빠랑 바다 갈래?
개비정: (정색하며 절레절레)
아빠: 알았어. 그럼 엄마 아빠만 갖다 올게. 혼자 잘 있을 수 있어?
개비정: 물에 안 들어갈 거야. 모래 놀이만 할거야.
그렇게, 개비정은 모래 놀이하며 조개 껍데기 (조각) 수집하고, 나와 훌.절.엄.™은 바다에서 따로 놀다보니 어느덧 점심 시간.
텐트 접고 짐 바리바리 싸들고 근처 맛집 찾아 … 가긴 도무지 귀찮아서, 해변 바로 옆에 있는 피쉬 앤 칩 집에서 대충 테이크 아웃해갖고 텐트에서 식사.
개비정: 아빠!
아빠: ???
개비정: 이렇게 텐트에서 바다 보면서 밥 먹으니까 지~~~인짜 좋다. 그치?
아빠: 어, 좋네 ㅋㅋㅋ
개비정: [개비정] 너무 행복하다.
아빠: 그럼 밥 다 먹고 바다에 잠깐 갖다 올까?
개비정: (급정색하며 절레절레)
밥 다 먹고 나서는, 오전에 개비정 혼자 두고 바다에 갖다온게 조금은 미안해서, 같이 모래성 짓기 작업에 착수.
아빠: 우리 모래성은 어떻게 지을까?
개비정: 음 … 아빠가 바구니에 물 떠와.
아빠: (바다에서 물 떠옴) 이제 같이 탑 만들까?
개비정: 탑은 아빠가 만들어.
아빠: 그럼 [개비정]은 벽 만들까?
개비정: 벽은 … ummmm … 엄마가 만들어 …
아빠: … 그럼 넌 뭐하냐?
개비정: ummm … 데코뤠이숀?
아빠: ??? …
개비정: 아까 [조개껍질] 많이 모았으니까, 그걸로 장식할게. 자, 얼른 만들어봐.
그렇게 한참을 만들어 놓고, (한 것도 없으면서) 무척이나 자랑스러웠는지,
개비정: 우리 진짜 잘 만들었다, 그치?
아빠: 우리? …
개비정: [개비정]이 사진 찍어줄게. 저리 가봐. 안 보여.
개비정: 엄마, [개비정]꺼니까, G, A, B, Y 써줘.
그렇게 별 하는 것도 없이 놀다보니, 어느덧 벌써 레고랜드 입성할 시간! 한참 (자기가 만들지도 않은 모래성 갖고) 자아도치에 빠진 개비정을 꼬셔갖고 나오기 위해 근처 아이스크림 가게에 아이스크림 먹으러 갔다가 바로 레고랜드로 향함.
이렇게, 칼스바드 해변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노닌 날도 무사히, 끝.